다양한 세대의 관객을 아우르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갖춘 작품들로 구성되는 시네마천국 섹션에서는 일곱 편의 작품이 소개된다.
우선 한국 배우 옥택연이 기무라 타쿠야와 호흡을 맞춘 <그랑 메종 파리>는 TBS 드라마인 전작 「그랑 메종 도쿄」의 영화판으로, 화려한 미식의 세계를 그린 작품이다. 일본의 떠오르는 컬트 영화감독 우가나 겐이치의 신작 <록 밴드 게스이도즈>는 최고의 펑크 명곡을 만들기 위해 일본의 시골 마을로 향한 게스이도즈라는 밴드의 좌충우돌 창작기로 개성 넘치는 배우들의 연기가 많은 볼거리를 준다. 지구로부터 약 3,000광년 떨어진 어떤 행성에서 벌어지는 기발하고 엉뚱한 모험담인 중국의 리양 감독의 <21세기로부터의 탈출> 역시 특수 효과와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치들을 통해 숨가쁜 전개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카슨 룬드 감독의 <마지막 야구 경기>는 뉴잉글랜드의 작은 마을에 있는 '솔저스 필드‘라는 야구장이 헐리기 전, 마지막 경기를 벌이는 두 사회인 야구팀의 이야기이다. 아저씨 선수들의 쓸쓸한 마지막 경기를 감상적으로 그리지 않고 담담하게 관찰하지만,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클라우디아 레이니케 감독의 <퀸즈>는 경제 위기 속에서 페루를 떠나 미국으로 가려는 엄마 엘레나와 두 딸들, 그리고 이들의 미국행에 동의를 해줘야 하는 전남편 카를로스의 가족 드라마이다. 어린 시절을 페루에서 보낸 감독은 관객을 1992년의 페루로 데려가며, 해체 위기에 놓인 가족이 더 단단해지는 모습을 통해 감동을 준다. 감동적인 가족 이야기는 중국계 캐나다 감독 조니 마의 <엄마와 곰>에서도 만날 수 있다. 캐나다 위니펙에 사는 딸이 사고로 코마 상태에 놓이게 되자 한국에 있던 엄마가 낯선 곳으로 찾아오고, 위니펙의 한인 커뮤니티에 녹아들면서 벌어지는 훈훈한 이야기를 그려냈다. 특히 주연을 맡은 김호정 배우의 연기를 빼놓을 수 없다. 홍콩의 애덤 웡 감독이 만든 <우리가 이야기하는 방법>은 청각장애를 지닌 세 명의 남녀가 주인공이다. '소리가 없는 세상‘ 속에서 이들은 어엿한 성인으로 살고자 고군분투하지만 사회의 고정관념에 늘 맞서야 한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진실한 우정을 나누게 되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것‘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전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