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에서 제작된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을 만날 수 있는 월드시네마 섹션은 감독들의 색다른 시선과 새로운 형식에의 도전, 의미 있는 메시지를 높은 완성도와 함께 보여준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올해는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검증된 작품들을 비롯한 25편의 작품이 관객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에도 많은 아시아 작품들이 소개될 예정인데, 우선 <쑤저우강>(2000)과 <여름 궁전>(2006) 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중국 러우예 감독이 코로나 시대를 배경으로 만든 <끝나지 않은 영화>는 허구와 소셜 미디어의 실제 영상을 결합해 팬데믹 초기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전주와 인연이 깊은 이강생 배우는 일본의 쓰타 데쓰이치로 감독의 <검은 소>와 싱가포르의 요슈화 감독 작품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로 올해에도 전주와의 인연을 이어가게 되었다. 한편 홍콩 출신 엘리자베스 로 감독의 <부부 문제 해결사>는 남편의 불륜을 멈추고 집으로 돌아오게 하는 전문 직업과 그 이야기를 담은 독특한 다큐멘터리이며, 타이완의 소여헨 감독이 만든 <공원>은 비주얼 아티스트인 감독의 디아스포라에 대한 흥미로운 접근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한국계 캐나다인으로 배우이자 감독으로 활동 중인 제롬 유의 <잡종>은 캐나다에 정착한 한인 가족 이야기이며, 일본계 프랑스인 코야 카무라 감독의 <속초에서의 겨울>은 한국계 프랑스인 작가 엘리자 슈아 뒤자팽(Elisa Shua Dusapin)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또한 <밤이 되면 늑대가 온다>는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개브리엘 브레이디 감독이 몽골 유목민들이 기후 변화와 도시 이주로 인해 겪는 감정적 균열을 생생히 담아낸 작품이다. 튀르키예의 벨키스 바이라크 감독이 만든 <귈리자르의 결혼>은 새로운 시작을 꿈꾸며 튀르키예에서 코소보로 떠난 신부 귈리자르가 여정 중에 발생한 폭력적인 사건으로 인해 삶의 방향을 다시 고민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이강생 배우처럼, 전주와 인연을 맺었던 감독들의 신작도 준비되어 있다. 제21회 영화제에서 상영된 <MS 슬라빅 7>(2019)의 소피아 보흐다노비치 감독의 <장례를 위한 준비>, 제23회 영화제에서 상영된 <워터>(2022)의 엘레나 로페스 리에라 감독의 <남쪽에서 온 신부>, 그리고 제23회 영화제에서 상영된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선정작 <삼사라>(2023)의 로이스 파티뇨 감독의 <아리엘>까지 상영된다. 또한 셀린 시아마가 각본을 쓰고, 노에미 메를랑이 연출한 <발코니의 여자들>과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한 바우테르 살리스 감독의 <계엄령의 기억>, 그리고 올해 베를린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은 이반 푼드 감독의 <메시지>, 도쿄영화제에서 3관왕을 차지한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의 <적이 온다>, 산세바스티안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추락에 대하여> 등 여러 화제작도 만날 수 있다. 그 밖에도 시네필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프랑스 거장에 대한 두 편의 다큐멘터리 <프랑수아 트뤼포, 한 편의 영화 같은 삶>과 <자크 드미, 낭만과 현실 사이>, 그리고 젊은 감각이 돋보이는 <비팅 하츠>와 <베일리와 버드> 등 다양한 작품들이 월드시네마 섹션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전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