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두 주데의 영화는 항상 자국인 루마니아와 유럽 전체의 과거를 다뤄 왔다. 하지만 <나는 야만의 역사로 거슬러 가도 상관하지 않는다 I Do Not Care If We Go Down in History as Barbarians>(2018)와 <배드 럭 뱅잉 Bad Luck Banging or Loony Porn>(2021)부터 그의 영화는 우리가 살아가는 혼란스러운 현재를 묘사하는 데 전념하기 시작했다. 이는 이야기 자체뿐 아니라 이야기를 구성하고 전달하는 방식에서도 마찬가지로 드러난다. <지구 종말이 오더라도 너무 큰 기대는 말라 Do Not Expect Too Much from the End of the World>(2023)에서 주인공이 사용하는 틱톡(Tik Tok)의 예처럼, 그는 단지 스마트폰을 카메라로 사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야기를 전하는 형식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 연장선상에 <콘티넨탈 '25>가 있다. 라두 주데가 스마트폰을 영화제작에 사용하는 것은 시각적 아름다움을 잃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에 더 잘 어울리는 또 다른 유형의 아름다움과 이미지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그가 대규모 영화 제작에 부과되는 제약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을 찾았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콘티넨탈 '25>는 로베르토 로셀리니의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 고전 <유로파 Europa '51>(1952)를 기리며 현재의 시점에서 재해석하는 형태를 띤다. 두 영화 모두에서 주인공은 비극적인 사건을 겪은 후 사회의 관습과 모순에 관해 일련의 질문을 하게 된다. 이와 같은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두 영화는 많은 부분에서 다르다. 그러나 진정한 예술가들이 늘 그래왔듯이 답을 주기보다 질문을 던지는 영화를 만들어왔다는 점에서 로셀리니와 주데는 공통점을 가진다.
전주국제영화제는 대안, 독립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출발했고, 시대의 변화에 따른 대안을 찾는 것이 영화제의 숙명임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전주국제영화제의 정신을 완벽히 보여주는 라두 주데의 신작을 통해 영화제가 지키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
주데는 온라인 영상매체의 즉각성을 영화 언어에 반영하고, 영화 속에 동시대에 벌어지고 있는 우리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는 새로운 서사 형식을 추구하고, 전 세계가 겪고 있는 정치적, 사회적 문제에 대해 고민을 멈추지 않는 영화를 만드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이다. 이번 26회 개막작으로 <콘티넨탈 '25>를 소개할 수 있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한다. (문성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