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 중고 거래로 카메라를 사러 나간 경일은 앳된 외모의 경호를 만난다. 경호는 돈이 필요해 카메라를 팔러 나왔지만 애정이 깃든 카메라를 쉽게 넘겨주지 않고 망설인다. 가벼운 실랑이 끝에 카메라를 넘겨받은 경일과 여전히 카메라를 떠나보내기 싫은 경호는 길에서 이상한 점쟁이를 만나고 얼마 전에 헤어진 전남친도 만나게 되는 등 묘한 하루를 보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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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관객들에게 김조광수라는 인물은 한때 2000년대 초반 한국영화의 새로운 물결을 이끌었던 청년필름의 대표라는 사실보다 영화감독으로 더 알려진 듯하다. 그러고 보면 단편영화 <소년, 소년을 만나다>(2008)를 시작으로<신입사원: 더 무비>(2023)까지 8편의 장·단편영화를 만들었으니 이제 중견 감독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그의 9번째 영화 <꿈을 꾸었다 말해요>가 퀴어영화라는 사실은 굳이 말할 필요 없을 것이다. 카메라 중고 거래를 통해 만나게 된 두 남성의 이 사랑 이야기는 로맨틱코미디처럼 치고받는 커플의 호흡 속에서 한달음에 전개된다. 이야기의 굴곡 보다는 캐릭터를 만드는 데 힘을 기울인 듯하다. 특히 심각한 건강 염려증 탓에 경일의 음주와 흡연을 나무라는 경호는 영화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는데, 그렇게 구축된 캐릭터는 후반부에 구체화되는 그의 '꿈'을 보다 감성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다. 신인 배우 정시현, 이웅재도 영화의 신선한 기운에 큰 몫을 했다. (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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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광수
KIM JHO Gwang-s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