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원 퇴소를 앞둔 어느 날 죽을병에 걸렸다며 찾아온 내 생명의 은인. 목숨값으로 내 전 재산 정착지원금 500만 원을 요구한다. "당신은 진짜 나의 생명의 은인입니까? 아님 사기꾼입니까?" 지독한 인연의 연결고리를 추적해 나가는 어드벤처 드라마.
접기 -
유사 가족 드라마와 여성연대극이 결합된 <생명의 은인>은 세상 물정에 어둑한 보육원 출신 소녀 세정과 산전수전 다 겪은 듯한 중년의 은숙이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은숙은 자신이 세정의 '생명의 은인'이니 세정이 보육원을 퇴소하며 받은 자립정착지원금 500만원을 마땅히 자신의 수술비로 빌려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세정이 이 돈을 자취방을 얻기 위한 보증금으로 걸었고 홀랑 사기당했다는 사실이다. 이제부터 진행되는 영화의 이야기는 세 개의 장으로 구분할 수 있을 듯한데, 첫 장은 은숙이 세정의 돈을 받아주는 이야기다. 은숙은 자신이 이 돈을 받아주겠다고 장담하며 다양한 기술을 써가면서 결국 돌려받는 데 성공한다. 두 번째 장은 은숙이 다시 이 500만원을 들고 사라지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생명의 은인>은 이어지는 추격을 담아내는 유쾌한 리듬의 코믹 드라마지만 마지막 장에 해당하는 후반부가 품고 있는 따스함을 빼놓고는 성립되지 않는다. 혈연은 없지만 운명의 끈으로 이어진 두 여성의 이 연대극은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묻게 만든다. 아역배우 출신으로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 <청춘스타>에도 출연했던 김푸름과 베테랑 배우 송선미의 연기 합도 나쁘지 않다. (문석)
접기 -
BANG Miri | mirizang@naver.com
방미리
BANG Miri
